청소년기 감각 자극, 뇌 발달에 막대한 기여
- sohi9262
-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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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 겪는 생활 환경이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동물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삼성서울병원, 한국뇌연구원,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공동 연구팀은 환경이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생후 4주부터 11주까지 수컷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터널·회전 바퀴·둥지 등 물리적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풍부한 환경 ▲외부 자극 없이 단독 사육되는 사회적 고립된 환경에서 각각 사육했다. 이후 연구팀은 앞발, 수염, 시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을 순차적으로 가하면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했다. 각 자극이 뇌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감각통합 반응을 정량적·공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자극과 교류가 풍부한 환경에서 자란 생쥐는 고차원적인 시각·촉각 처리 능력이 향상됐고,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 분리도가 유지됐다. 또 감각-운동 통합 기능도 강화됐다. 반면, 사회적 고립 환경에 사육된 생쥐는 뇌 전체에서 기능적 연결성이 떨어졌고, 네트워크 혼재가 관찰됐다. 게다가 후각 영역에서는 비정상적인 과활성과 함께 후각 인식 기능의 저하가 동반됐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휴지기 뇌 연결성 분석, 행동 실험, c-Fos 단백질 발현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했다. 그 결과 감각 자극이 뇌 발달을 재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에 사회적 고립을 겪으면 뇌의 감각처리 네트워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지만, 다양한 감각 자극과 활발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있으면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정희 교수는 “환경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다중감각 자극 fMRI 기술로, 뇌의 감각통합 반응을 세계 최초로 실증적으로 입증한 점에서 학문적 가치가 높다”며 "향후 우울증, 불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정신건강 질환의 치료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뇌연구원 이태관 책임연구원은 “감각 자극과 사회적 상호작용은 뇌 발달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라며 “이번 연구는 결정적 발달 시기에 노출된 환경이 감각 기능은 물론 전반적인 뇌 연결성과 네트워크 통합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성균관대 의대 생리학교실 정성권 교수는 “환경은 다양한 감각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공존하는 복합적 체계이며, 이러한 환경이 뇌 발달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이번 연구가 실증적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슬비 기자 lsb@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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