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유방암 환자, ‘이차암’ 살피세요 [아미랑]
치료를 마쳤다고 해서 암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늦출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유방암 환자는, 별개의 암이 새롭게 발생하는 ‘이차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고령 유방암 생존자는 이차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2. 완치 판정 후에도 대사지표를 포함해 정기적으로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차암 위험 높은 고령 유방암 경험자
고령의 유방암 경험자일수록 이차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정소연 센터장, 데이터결합팀 김현진 팀장, 박필립 박사 공동 연구팀은 2012~2019년 원발성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 1만5430명을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70세 이상 유방암 생존자는 40세 미만에 비해 ‘동시성 이차암’ 발생 위험이 3.58배, ‘이시성 이차암’ 발생 위험이 3.18배 높았습니다. 동시성 이차암은 유방암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발견된 경우를, 이시성 이차암은 6개월을 초과해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대사 상태도 이차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복혈당이 140mg/dL 이상인 경우 동시성 이차암 발생 위험이 1.61배 높았습니다.
나이 들며 위험 요인 누적
재발과 전이는 처음 발생했던 유방암이 다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수술했던 유방이나 주변에서 다시 생기면 국소·구역 재발이라고 하고, 뼈나 폐, 간 같은 다른 장기로 퍼져 발견되면 원격전이라고 합니다. 장소가 달라졌더라도 암세포의 기원은 처음의 유방암입니다. 반면 이차암(이차 원발암)은 처음의 유방암과는 별개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암이 몸의 다른 장기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입니다. 미국암학회도 유방암 경험자에서 재발과 새로운 원발암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으며, 유방암 경험자 대부분에서 이차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차암과 재발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침과 예후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립암센터 정소연 유방암센터장은 “재발·전이는 유방암 치료의 연장선에서 접근하지만, 이차암은 그 해당 암종에 맞는 치료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방암이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해서 그저 안심할 것이 아니라, 다른 장기에 대한 검진 및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혈당 관리해야 하는 이유
이번 연구에서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차암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 고령에서는 세포 노화와 유전적 변화가 축적되고, 흡연·음주·비만·대사질환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노출된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정소연 센터장은 “나이가 들면서 세포의 유전적 손상이 축적되고, 흡연·음주·비만·대사질환 같은 위험요인에 노출된 기간도 길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감시 기능 저하가 초기 단계의 비정상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유방암과 다른 암이 공통된 위험요인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비만이나 음주와 같은 생활요인, BRCA를 비롯한 유전적 요인이 대표적입니다. 과거에 받은 치료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나 스테로이드, 항호르몬치료, 폐경 등의 영향으로 혈당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에서는 인슐린·IGF-1 신호가 활성화되고, 만성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타목시펜은 자궁내막암 위험을 소폭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일산차병원 유방암센터 이정선 교수는 “이러한 위험은 전반적으로 미미하며, 유방암 치료를 통해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며 “고령 유방암 경험자에서는 유방암 자체보다 나이·생활습관·유전·과거 치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새로운 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복부비만 관리하기
‘유방암 전용 혈당관리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검증된 기본원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정기적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하세요. 노인은 7~7.5%의 당화혈색소를 목표로 합니다. 이미 당뇨병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혈당 수치라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체중, 특히 복부비만 관리도 중요합니다. 정소연 센터장은 “복부지방은 인슐린 저항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체중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혈당 조절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폐경 후 여성에서는 몸무게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는데도 근육은 줄고 복부지방은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체중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허리둘레와 근육량까지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정선 교수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근육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혈당 관리다”고 말했습니다. 영양 관리에서도 특정 음식을 완전히 금지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흰쌀밥·빵·면 등 정제된 탄수화물과 기름진 적색육·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다양한 채소와 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세요.
‘암’만 보지 말고 몸 전체를 돌봐야
유방암은 이제 ‘치료하는 병’에서 ‘치료 후 수십 년의 삶까지 관리하는 병’으로 바뀌었습니다. 암 치료 후의 삶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완치 판정 후에도 체중, 혈당, 콜레스테롤 같은 대사 지표를 비롯해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이정선 교수는 “연령에 맞는 이차암 검진과 필요한 추적검사와 건강검진을 규칙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특히 고령이거나 당뇨병을 비롯한 대사질환이 있다면, 담당의와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장기 추적관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서희 기자 ksh7@chosun.com




댓글